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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액에서도 나왔다… “미세플라스틱, 생식 능력 감소시킬 것”

작성일
2024.06.12
수정일
2024.06.12
작성자
정다운
조회수
30

출처: 헬스조선 204.06.12. 오전 7:16


정액 흐름 막고, DNA 손상 우려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은 전 세계 골칫거리다. 남성의 정액에서까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학계에서는 직경이 5mm보다 작은 이 플라스틱 조각이 정자의 운동성을 저해해 남성 난임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 보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모든 남성 정액에서 검출
처음 만들어진 정자세포는 동그랗다. 동그란 정자세포는 고환 속에서 세포분열을 거듭하며 이동에 유리하도록 꼬리가 길어지고 날렵한 유선형 모양으로 변한다. 이 과정에는 수많은 내분비 물질이 관여하는데 생활 방식과 환경 요인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 이전 동물 실험 결과에 따르면 체내로 침투한 미세플라스틱은 고환의 장벽을 손상시키고 정자의 질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최근 환경 분야에서 저명한 ‘종합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 국제 학술지에 다소 염려스러운 논문 한 편이 게재됐다. 중국 칭다오대 연구팀이 체내로 침투한 미세플라스틱이 정자의 질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연구다. 중국 동부 지난시에 거주하며 플라스틱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건강한 성인 남성 36명의 정액 샘플을 수집한 다음 ‘라만 미세 분광법’을 통해 정액에 들어있는 미세플라스틱과 정자의 운동성 및 모양을 관찰했다. 분석 결과, 모든 남성의 정액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총 8가지 유형의 플라스틱이 발견됐는데 가장 흔한건 스티로폼에 사용되는 폴리스티렌(PS)이었다. 건축자재에 많이 쓰이는 폴리염화비닐(PVC) 성분의 미세플라스틱도 검출됐는데, 정자의 운동성을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남성 생식 능력 저하의 잠재적인 요인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라고 말했다.

정액 이동 막고 정자 DNA 손상시킬 수도
의료계에서는 어떻게 볼까. 아직 확실하다고 말할 근거는 없지만 미세플라스틱의 체내 이동 경로를 고려했을 때 ‘충분히 남성의 생식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부산대병원 비뇨의학과 박현준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이 정액으로 배출됐다는 건 고환 안의 미세한 관들을 통과했다는 뜻”이라며 “정자와 정액은 정세관이라는 미세한 관에서 만들어지고 이동하는데 여기에 미세플라스틱이 쌓여 있다면 정액의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세플라스틱 속 내분비 교란 물질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플라스틱을 코팅하거나 유연하게 만드는 데 사용되는 비스페놀류 및 프탈레이트류와 같은 내분비 교란물질은 미세플라스틱에서도 검출된다. 이러한 내분비 교란 물질은 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하거나 호르몬이 없는데도 호르몬 효과를 발생시키기도 한다. 즉, 정자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작용에 혼선을 줘 정자 생산량을 떨어뜨릴 수 있다.

미세플라스틱이 직접 정자의 DNA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박현준 교수는 “결국 우리 몸에 없던 게 들어오면 염증 반응이 일어난다”며 “학계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산화성 손상으로 정자의 DNA 손상시켜 난자에 잘 들어붙지 못하게 하는 등의 문제를 유발할 것이라 추정한다”고 말했다.

남성 난임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선천적인 정자 이상부터 정계정맥류, 비만과 같은 질환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가장 비율이 높은 건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 난임’이다. 이는 곧 대기오염,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요인들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WHO의 정상 정자 기준이 꾸준히 내려가는 등 전 세계적으로 남성의 생식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다”며 “정책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원본링크: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346/0000075826?ntype=RA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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